
2009년 가을과 함께 '사랑한 후에'로 박효신이 돌아왔다. 박효신,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 그의 앨범은 [Gift]라는 이름으로 팬들의 곁을 찾아왔다. [Gift] 파트 1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곧 파트 2를 발매할 예정이고, 콘서트도 할 계획이다.하루 하루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를 벅스뮤직에서 찾았다.

Bugs> 2년 반 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컴백하셨는데 컴백한 소감과 함께 벅스 가족들에게 인사 한 마디 해주세요.
박효신> 2년 반 만에 정규 앨범이 나온 거잖아요. 오랜만에 나왔는데... 지금 2주 지났다고 좀 덜 하긴 하는데 많이 떨리기도 했고, 기대도 많이 됐어요.
Bugs> 요즘 생활은 어떠세요? 바쁘시죠?
박효신> 틈나는 대로 방송하고 나머지 시간 공연 준비하고 그래요. 공연 준비에 손이 많이 가요.
Bugs> 콘서트를 굉장히 크게 하신다구요.
박효신> 정말 크게해요. 스탭들이 워낙 많고, 준비한 게 많아서 원래 스튜디오에서 연습하고 한 이틀 전에 공연장 가서 리허설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공연장 따로 섭외해서 어느 정도 세팅해서 리허설 다 하고 있어요. 올림픽 경기장도 일주일 전부터 빌려서 리허설 할 거예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Bugs> 팬분들이 기대를 많이 해도 좋겠어요.
박효신> 기대를 많이 해주시면 좋죠. 준비할 게 많은데 열심히 해야죠.
Bugs> 그럼 이제 앨범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6집 [Gift]를 공동 프로듀싱했다고 들었어요. 프로듀서로서 이번 앨범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는지, 앨범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박효신> 우선 저는 앨범 구상 기간이 원래 길어요. 앨범 만들고, 어떤 음악을 해야 될지... 항상 여기에 딜레마가 있어요. 제가 처음부터 원래 '이런 가수가 되야지' 하는 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노래하는게 좋아서 시작한 거라서 앨범을 만들다 보면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가수로서 해야 되는 음악 사이에 딜레마가 생겨요.
내가 하고 싶은 것들, 팬들을 위해서 대중들이 원하는 대중가수로서 해야 하는 것들, 대중가수는 늘 그것의 정점을 잘 찾아야 되요. 이번에도 그 고민이 제일 컸어요. 요즘 트렌디한 음악과 제가 늘 지켜야 했던 위치와 음악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제 음악은 어떤 듣고 즐기는 음악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움직여야 되는 음악도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트가 강하든, 발라드든 제가 해야 하는 음악은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노래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이번에도 그렇게 하려고 만들었어요.
Bugs> 이번 앨범은 두 가지 패키지로 나누어서 나온다고 들었어요. 특별히 두 가지 패키지로 만든 이유가 있나요? 두 파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박효신> 원래는 한 앨범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저는 그 때마다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음악들이 달라요. 음악하는 것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럴 때는 이런 음악하고 싶고, 저럴 때는 저런 음악하고 싶고. 가수는 지금 갖고 있는 감정을 가지고, 음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그런 것들을 다 포함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이 굉장히 강해졌었는데 다 섞어 놓으니까 너무 집중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좀 낯설지 않을까?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차라리 파트 원,투로 나누기로 했어요.
처음에 파트 원은 대중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을 많이 하려고 했고, 그래서 대중적인 작곡가 분들과 함께 하고 곡을 쓸 때도 그렇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전체적으로 발라드 틀 안에 생각을 많이 바꿔 준 편이예요. 그 동안에는 보컬이 좀 강하고, 화려한 색을 좋아해서 음악을 같이 강하게 가지 않고,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보컬이 심플하게 주다 보니까 나머지는 음악으로 채울 수 잇는 장르로 했어요.
발라드인데도 요즘 트렌디한 것들도 접목을 했어요. 타이틀 곡 '사랑한 후에' 도 발라드인데 리듬감이 있죠. 나머지들도 보컬은 제가 예전에 했던 색이면서 요즘 대중적인 트렌디한, 스타일리쉬한 쪽으로 하려고 채웠어요. 파트 투는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들, 제가 마음속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음악들로 채워질 거예요.
Bugs> 그럼 파트 2는 파트 1 보다 좀 더 무거운 느낌인가요?
박효신> 절대 그렇지 않아요. 지금은 제가 '눈의 꽃' 때부터 편안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보컬을 움직이고 많이 강하게 해야 표현이 되는 것 같았는데 '눈의 꽃' 부터는 그렇게 힘을 주지 않아도 충분히 감정전달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가슴으로 탁 쳐서 바로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것 보다는 좀 가슴이 아련해지기도 하고, 그럴 때 슬픈 감정이 생기는 것이 여운이 생기면서 더 슬픈 것 같아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Bugs> 트렌디한 음악으로 전환을 하면 '원래 음악이 더 좋다' 라고 느끼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박효신> 어떻게 보면 그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과감하게 바꾼 부분이기는 한데요. 그래도 저는 한 곳에 멈추어 있고 싶지 않아요. 대중가수로서 한정된 곳에 얽매여 있지 않았으면 해요. 분명히 제가 이렇게 음악색깔을 바꾸었을 때 싫어하신 분들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제가 강한 음악을 했을 때도 그것을 싫다, 좋다 했던 분들이 계실거예요. 저는 이런 것들이 다 늘 제가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어떤 음악을 할 지 정해져서 나온 것이 아니라 노래를 좋아하다가 기회가 되서 이렇게 가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 역시도 어떤 걸 잘 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과정이거든요.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Bugs> 어떤 음악 색깔이든지 그 때 그 때 음악에 항상 진심을 담아서 노래를 부르시겠다는 뜻인가요?
박효신> 그래야죠. 그래야 여운도 많이 남고요. 즐기는 음악하고는 다른 거죠. 즐기는 음악은 듣고 신나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음악이잖아요. 제 음악은 기억을 떠올린다든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고, 마음 속에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Bugs> 첫 번째 트랙의‘Gift’라는 곡을 작사, 작곡하셨잖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이 선물 같았다'는 가사를 보니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떤가요?
박효신> 쉬는 동안, 가수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니까 자연스럽게 부딪히는 일들이 생기고, 가수가 아니라 제 인생에서의 바람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제가 느꼈던 부분이 가사에 많아요. 다들 세상을 살다가 만만해 보이면서 너무 높아보이는 벽들이 많잖아요. 저 역시도 이번에 그렇게 싸우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 때 느낀 감정들이 소중했어요. 힘든 상황에서 주위에 존재하는 것들이 소중하고, 선물같이 느껴지더라구요. 앨범 명, 곡 명을 'Gift'라고 정한 이유도 보통 'Gift'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예쁜 선물 상자에 담겨 잇는 선물을 생각하지만 그것 외에 더 큰 선물들이 주위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숨쉬고 사는 세상, 햇빛이 비추는 하늘, 땅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까지. 생각해 보면 절 아껴줬던 사람들을 그 동안은 '감사한 사람이다'라고만 생각했지, 선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은 살다가 어쩌다 느끼는 건데 이번 기회에 느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마음을 'Gift'라는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가 오랜만에 나오다 보니까 이번에 팬들에게 그런 마음을 전해주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Gift'라는 곡은 특이하게 가사를 먼저 쓰고, 가사에 맞춰서 곡을 썼어요. 가사 내용이 좀 슬프기도 하고, 희망찬 얘기이기도 해요. 너무 힘들더라도 다 방법이 있고, 길이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그 길이 나올 때까지 열심히 하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처럼 인생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때까지 사랑 얘기많이 했지만 음악이라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인생과 많이 닮아 가는 것 같아서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Bugs>인생의 한 관문 통과하신 것 같아요.
박효신>제가 너무 인생을 모르고 산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스물 아홉, 만으로 스물 일곱인데요(웃음), 제가 정말 스물 아홉처럼 살아 온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항상 어리게만 살아왔고.
Bugs>그럴 것 같지 않은데......
박효신> 제가 보기에는 강해 보이나봐요. 음악도 차분한 음악만 하다 보니까... 사실 제가 보기에는 제가 되게 여려서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스스로 강해지고 싶어도 안 되는 부분도 많고. 가수 생활을 학창시절 보내다가 바로 시작했는데, 사실 그 생활이 늘 수레바퀴처럼 다르지 않거든요. 물론 추억이나 기억은 매 번 다르지만 시간을 지나고 보면 항상 하는 행동은 같았어요. 앨범 준비하고, 활동하고 하다 보면 일 년이 채워졌거든요.
추억은 여러 가지지만 항상 하는 행동은 같아서 정지된 생활속에서 산 것 같았어요. 그러다가 가수 박효신이 아닌 인간 박효신으로 한 동안 있다 보니까 한 꺼번에 제가 부족햇던 것들, 많이 몰랐던 것들이 닥친거죠. 제가 너무 가수 박효신으로만 살아왔던 것 같아요.

Bugs> 황프로젝트의 데뷔 신보 음반에도 함께 참여하고 이번에도 앨범 작업을 같이 하셨더라구요. 타이틀곡을 황세준씨가 작곡해주었던데 어떠한 인연인가요?
박효신> 황 프로젝트는 음악적으로 얘기가 굉장히 잘 통했죠. 황성제씨나 황찬희씨는 앨범에서 계속 작업했었던 분들이고, 황세준씨는 처음 작업했었는데, 같이 하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거예요. 저는 항상 음악을 할 때 상업적인 것보다는 제가 재밌어야 되거든요. 음악자체가 에너지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잘 표현하려면 제 자신이 즐겁고, 잘 알아야 하는데 이번에 같이 작업하다 보니까 그게 잘 맞더라구요.
저는 가사 쓰고, 불러보고, 같이 작업하면서 즐겁게 했어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들, 그치만 제가 못 보여 드린 것들을 잘 잡아주시는 분들이예요. 저는 혼자 작업하는 것 보다는 같이 작업하는 것 좋거든요. 듀엣곡 부르듯이 화음이 잘 맞았을 때 굉장히 희열을 느껴요. 이번에 같이 작업하면서 그런 걸 느꼈어요.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하고, 세준이 형의 생각하고 잘 맞아서 가사나 곡이 나올 때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Bugs> 타이틀곡 뮤직비디오가 굉장히 영화 같아요. 직접 전체 스토리를 짜는 데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스토리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느낌인가요? 어디에서 뮤직비디오 내용의 아이디어를 얻었나요?
박효신> 타이틀 곡은 곡은 나왔지만 그 때까지 작업중이였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장재혁 감독님 굉장히 좋아해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죠. 그 전에도 ‘그 곳에 서서’ 뮤직비디오 할 때 김민준씨와 박진희씨, 그리고 장재혁 감독님과 같이 작업 했었는데요, 장진혁 감독님이 갖고 있는 감수성과 제가 잘 맞겠다 싶었어요. 얘기를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말해드렸어요. 제가 영화나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까 관심도가 높아지고, 시나리오 같은 것도 생각하거든요. 이런 소재로 어떤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식으로요.
이번에는 어떻게 보면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너무 슬프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강하지도 않은. 그래서 장소도 알프스의 눈 쌓인 곳으로 잡은 거예요. 약간 따뜻해 보이면서 수채화스러운 느낌이요. 따뜻하면서 애틋한. 그 느낌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제 뮤직비디오에 제가 출연하면 어떻겠냐'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출연도 한 거구요. 저도 경험해 보고 싶었거든요. 배우분들이 갖고 있는 생각도 궁금하더라구요.
저는 제가 갖고 있는 감정을 조금씩 색깔을 변화시켜서 보여드리는 건데 배우분들은 정말 나는 나고 그 역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잖아요. 그것이 힘든일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하고 싶었어요. 연기를 처음하다보니까 '어색하지 않게, 정말 내가 그런 감정을 서로 느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박시연씨, 박용하씨랑 하게 되었어요.
Bugs> 뮤직비디오 찍으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박효신> 의외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Bugs> 친한 분들이랑 하셔서 그런가요?
박효신> 네, 재밌었어요. 제가 평소에도 재밌게 하려고 해도 진지해지는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배역에 잘 맞았는지(웃음). 그리고 원래 제가 가기 전부터 아팠어요. 지금도 계속 스케쥴 하다 보니까 몸이 별로 안 좋은데 그 때는 몸살부터 해서 계속 아팠는데 촬영장 가서 더 아팠어요. 장시간 비행기 타고, 스케쥴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잠을 두 세시간씩 밖에 매일 못 자고 촬영했어요. 뮤직비디오 스케줄이 굉장히 큰 스케쥴이니까... 그런데 제 역할이 정말 아파서 죽는 역할이잖아요. 저는 굉장히 힘든데 감독님들은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어떻게 그렇게 잘 하냐고. 얼굴도 붓고, 눈도 부었는데 오히려 좋아하시더라구요. 보통 처음 연기 하는 거니까 잘 나왔으면 하는데 저 역시도 별 욕심이 없었어요. '이게 괜찮은가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Bugs>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으셨는데 그에 대한 감회는 어떤가요?
박효신> 사실 데뷔 10년의 의미를 거창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10년 되었으니까 무언가 특별하다 생각하기 보다는, 늘 노래 할 때나 무대에 설 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생각을 해요. 그때처럼 긴장도 많이 하구요. 굳이 달라진 걸 꼽자면 오히려 그때보다 어려보일 만큼 발전한 외모?(웃음) 앞으로 해야될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10년이라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게 됩니다.
Bugs> '요즘 노래들은 여운이 짧은 것 같아 아쉽다'며 '여운이 길게 남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죠.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 박효신씨의 음악은 어떠할까요?
박효신> 그때도 지금과는 또 다른 음악을 하고 있을 거에요. 다른 분들에게 제 음악을 들려드렸을때, 제가 가지고 있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앨범 하나 하나 사이 짧은 시간들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고, 그걸 다 쏟아붓기에는 앨범 하나로는 너무 부족하다고 느끼는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때도 계속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새로운 모습들을 담고자 노력하겠죠. 제 바람이 있다면 10년 뒤 쯤엔 정말 지금보다 더 진짜 하고 싶은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다른 생각할 점들이 많지만, 그때쯤이면 '지금은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음악 자유롭게 해도 괜찮아'라는 여유가 있었으면 해요.
Bugs> 가을이 되면서 뜨거웠던 여풍이 사그러들고 테이, 휘성, 김범수, 김태우, 홍경민, 이승기씨 등 남성 발라드, R&B 가수들이 많이 컴백하고 있는데요. 혹시 견제하게 되는 상대가 있는지?
박효신> 음...없어요.
Bugs> 그럼..자신있으시다는 건가요?
박효신> (웃음) 자신있어서 그런게 아니구요. 물론 순위와 같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거기에 쏟아 부은 마음을 느껴주시느냐에요. 팬분들의 글을 읽다가 인생의 한 부분이 제 음악이 되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가슴 뭉클하고 정말 감사하다는 걸 느끼거든요. 제가 받은게 너무도 많은데 드릴 수 있는 건 그러한 마음을 담은 음악 뿐이라 생각해요.
제 음악이 어떤 분에게는 정말 큰 부분이 되어 삶의 일부분에 보탬이 되고, 늘 힘이 될 수 있다는 존재감이 정말 좋을 뿐입니다. 물론 1위, 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인정받으니까 좋긴 하구나'라는 점도 없지 않지만 그것보다는 한 분이라도 더 제 음악을 듣게 되고, 그 분께 제 음악이 좋은 역할이 되어드릴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발라드 가수 동료들과 같이 활동하는 것은 정말, 항상 즐겁구요. 노래, 가창력 대결이라는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같이 한 무대에서 노래 할 때도 정말 좋구요. 그래서 견제하게 된다는 생각은 안합니다.

Bugs> 그렇게 박효신씨의 음악을 인생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 주시는 소중한 팬분들이 박효신씨에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진다고 알고 있어요. '대장나무'로서 '나무'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박효신은 팬들에게 '나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고, 팬들은 박효신을 '대장나무'라고 부른다)
박효신> 정말 늘 힘이 되어주세요. 존재감만으로 서로 강해지는 걸 느껴요. 처음엔 어떻게 부르다 보니 '나무', '대장나무'가 되었는데 그 후 관계가 더 단단해지고 말 한 마디들도 더 깊어졌어요. 예전엔 나무를 보면 그냥 '자연의 하나구나' 했는데, 지금은 어딜 가든 멋진 나무를 보면 저도 모르게 에너지가 생겨요. 그런 존재감이 늘 저한테 의지가 되서 강해질 수 있어요. 저에게 없어선 안 되고, 앞으로 제가 죽을 때까지 정말 필요하며 늘 바라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분들인거죠. 가장 감사할 때를 꼽자면, 제가 말을 다 하지 않아도 가수와 팬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느끼는 것들을 이해해 줄 때에요.
인생을 살며 친구 선배 부모님 주위 사람하고 얘기하는 또 다른 부분들이 있잖아요. 제가 힘들 때, 억울할 때 그 사람들한텐 말 할 수 있어도 팬들한텐 못하는 그런 것들요. 그런데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벌써 제 마음을 알고 써 주신 글들을 보면 정말 감사해요. '그만큼 나를 위해주는 구나. 그렇기 위해선 정말 아끼지 않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과 함께요.서로 이런 마음을 주고 받을 때면 그 이상 감사한 것은 없죠.
Bugs>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박효신씨가 인생의 새로운 면들을 많이 보게 되신 것 같은데요. 2년 반이라는 다소 긴 공백기간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무엇인가요?
박효신> 제 자신을 많이 알고 싶었어요. 전엔 늘 가수 박효신으로만 저 자신을 보고 살았거든요. '어떻게 가수로서 잘 갈고 닦아 더 빛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오래도록 음악을 통해 기억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만 했죠. 그런데 열심히 하고 있단 생각을 하던 중 진짜 제가 몰랐던 세상의 벽들에 부딪치기 시작한거죠. 그러다보니 못 보던 것들이 한순간에 제 앞에 펼쳐져서 감당도 안되고 숨 쉴 수 없어서 다 팽개치고 저 자신만 봤어요.
'어떻게 살아왔길래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하면서 제 자신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야만 앞으로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구요. 보다 보니 스스로 부족한 것들이 참 많단 생각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데뷔해서 힘들 때 마다 '난 힘들어도 정말 많은걸 가지고 있으니 참자' 라든가 '난 버릴 게 많은 사람이다. 내가 정말 갖고 싶은 걸 선택한 거니까 나머지는 포기해야 해' 라는 생각들을 스스로 했어요. 그렇지만 이번 공백기를 기점으로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것들에 부딪친거죠. 그런 제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많은 생각을 했고, 그러다 보니 앞으로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데뷔 10년이 저에게 적절히 터닝포인트가 되어 준 거죠.
Bugs> 박효신씨도 상당히 어린나이에 데뷔하셨는데 어느 덧 데뷔 10년, 그리고 20대 막바지에 이르렀는데요. '가수로서의 박효신'이 아니라 '인간 박효신'으로서 앞으로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싶나요?
박효신> 다른 어떤 목표보다도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음악적으로 잘 하는 것, 그것 뿐이기에 제가 거부하고 뿌리쳐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인간 박효신'으로서 더 잘하고 싶은건 인생, 그리고 삶에 대하여 더 많이 알아가고 싶다는 거에요. 전에는 음악만 잘 하면 되고, 인생은 몰라도 괜찮고 참아도 행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더 행복해 져야지만 마음속에 가진 것들을 음악을 통해 더욱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느껴요.
이제 한살 한살 더 나이 들어가면서 인간 박효신으로서 인생에 대해 느끼는 점들을 음악으로 잘 표현하고 싶어요.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행복하게 산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이 하나가 앞으로의 저에게 가장 큰 의미입니다.
Bugs> 박효신씨에게 음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박효신> 계속 제 인생이 되어주었으면, 겉모습이건 제 안의 모습이건 모두 다 담아냈으면 합니다.사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해온 이 일로 힘들거라는 생각을 전해는 못했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게 여기(음악)니까 모든 포커스가 이곳에 집중되고, 주변에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음악으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러니 당연히 힘든 일도 여기에서 나오게 되는거죠. 예전엔 그걸 몰랐던 거에요.
그런데 결국 또 힘든 걸 위로해 주고 치료해 주는 것 역시 제가 좋아하는 것, 바로 음악이었어요. 한참 힘들 땐 (음악을) 내팽겨치고 듣지도 않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음악을 듣다가 감정들이 복받쳐 올라서 다시 음악을 하게 되었어요. '나란 사람은 어쩔 수 없다', '나에게 운명적으로 주어진 길이다'. '나한테 정해졌기 때문에 음악을 해야 한다'며 스스로 많이 생각 해요. 앞으로의 음악은 더 진실된 저의 인생과 함께 흘러갔으면 합니다.
Bugs>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박효신> 앞으론 늘 변함없이 활동할거고, 오랜만에 인사드리니 만큼 더 많이 만나뵙고 싶어요. 전국 투어 콘서트 열심히 할 거구요. 제 이미지가 쇼프로보다는 라이브 음악에 가까우니까 그런 모습을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무대에서 많이 인사 드리고 싶어요. 그런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